접속조사 て와 한국어 연결어미 대조연구

―‘-어(서)’, ‘-고’와의 대조를 중심으로


오자키 다쓰지



-차 례-

1. 들어가기

  1.1. 연구의 목적

  1.2. 연구의 범위

  1.3. 연구의 방법

2. 접속조사 て의 분류

3. 접속조사 て와 한국어 연결어미의 대조 분석

  3.1. 부대상태

  3.2. 시간적 계기

  3.3. 기인적 계기

  3.4. 병렬

4. 맺음



        1. 들어가기


  1.1. 연구의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일본어의 접속조사 て와 한국어의 연결어미 ‘-어(서)’, ‘-고’를 대조언어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다.1) 접속조사 て는 앞뒤의 관계에 따라 계기(繼起), 병렬, 가정, 원인・이유, 역접 등 거의 모든 연결 관계에 걸쳐서 나타나는데, 주로 한국어의 연결어미 ‘-어(서)’, ‘-고’와 대응하며, 그밖에 ‘-며’, ‘-면서’, ‘-더니’ 등 여러 가지 연결어미들과도 대응한다. 그런데 특히 ‘-어(서)’와 ‘-고’는 쓰임의 범위가 넓고 뜻도 막연하여, 일본어화자가 이 두 어미를 볼 때 가려 쓰는 방법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접속조사 て를 통해 이에 대응되는 연결어미 ‘-어(서)’와 ‘-고’의 쓰임을 살펴봄으로써 이것들을 가려 쓰는 방법을 밝히고자 한다.


  1.2. 연구의 범위

  본 연구의 범위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에 한정된다. 첫째, ‘수식관계’와 ‘대등관계’를 나타내는 용법.2) 둘째, 접속조사 て가 단독으로 두 문장을 이어줄 때 생기는 여러 가지 뜻과 쓰임. 셋째, 접속조사 て의 명사 수식. 다만 그 중 본 연구에서 다루지 않는 것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이다. 첫째, て에 다른 조사가 붙어서 독자적인 기능을 나타내는 ても(-어도), ては(-어서는), てから(-고 나서). 둘째, 부사로 굳어져서 원형으로 복원할 수 없는 はじめて(처음)와, 접속사 そして(그리고) 등. 셋째, 동사와 형용사 등의 연용형.3) 넷째, て의 사용제약. 사용제약을 다루지 않는 이유는, 이미 존재하는 쓰임을 한국어 연결어미와 대조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1.3. 연구의 방법

  연구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접속조사 て의 쓰임을 仁田(Nitta, 1995)를 토대로 하여 각종 문법서 및 사전 등을 비교하여 세분화한다.

  둘째, 접속조사 て의 쓰임마다 대응하는 한국어 연결어미를 찾아서 그 쓰임과 뜻에 관하여 지금까지 논의되어 온 결과를 정리한다.

  셋째, 실제 대역 용례를 수집・정리하면서 그 대응 양상을 살펴보며 각 연결어미 및 연결형식이 선택된 이유를 찾는다.

  넷째, 접속조사 て와 대응하는 한국어 연결어미가 각각 무슨 뜻으로 쓰이는지를 정리하고, 필요에 따라 거기에 쓰인 동사의 아스펙트형도 함께 살펴보았다.

  번역 자료로는 일본에서 출간된 일본 소설과 그 번역본, 그리고 일한 대역으로 된 텍스트를 사용했다. 대역 텍스트로는 소설, 대본, 교재가 있다. 이러한 자료에서 원문의 접속조사 て를 포함한 문장과 이에 대응하는 한국어 문장을 아울러 수집했다.



        2. 접속조사 て의 분류


  일본어의 복문에 관한 연구는 서술어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발전해 왔다. 1908년에 山田(Yamada)가 ‘진술(陳述)’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을 효시로 서술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 후 서술어의 계층에 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져 지금은 일반적으로 서술어의 계층은 주로 네 개로 나누어지고 있다. 益岡(Masuoka, 1997)에 따르면 서술어의 계층은 ‘사태 명명 계층(事態命名のレベル)’, ‘현상 계층(現象のレベル)’, ‘판단 계층(判断のレベル)’, ‘표현・전달 계층(表現・伝達のレベル)’으로 이름이 지어져 있는데, 마지막 ‘표현・전달 계층’은 종결형식이고, 나머지 계층들은 종결・연결 등의 전 단계로 사용된다.

  이와 같이 접속조사 て가 사용되는 계층에 따라 南(Minami, 1974)는 각각 テ1, テ2, テ3, テ4로 나누었다. テ1은 ‘사태 명명 계층’에 붙는데, 仁田(Nitta, 1995)에 따르면 이것이 ‘부대상태(付帯状態)’를 나타낸다.4) 그리고 テ2와 テ3은 ‘현상 계층’에 붙는데 이때 ‘계기’의 뜻을 나타내며, テ2와 テ3을 각각 그 뜻에 따라 ‘시간적 계기(時間的継起)’와 ‘기인적 계기(起因的継起)’라고 한다. 마지막 テ4는 ‘판단 계층’에 붙는데, ‘병렬(並列)’의 뜻을 나타낸다.



        3. 접속조사 て와 한국어 연결어미의 대조 분석


  본고에서는 1.2에서 언급한 조건에 맞는 접속조사 て의 용례 719개를 대상으로 한국어와의 대응 관계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아래와 같이 29개의 연결어미가 나왔다. 이것을 빈도순으로 배열하면 아래와 같다.

293개

-어(서)

6개

-면

132개

-(φ/었/려)고

5개

-자(마자)

34개

-며

4개

-(어서/느/더)ㄴ지, -은 채(로)

24개

-면서

3개

-고서, -니, -은/는데

11개

-다가

2개

-고 나서, -라, -다니, -은 지, -을 뿐

8개

-더니

1개

-길래, -느라, -니까, -어서는, -어서도,

-은 이후/뒤, -을수록, -지, -지만

7개

-고는, -어도


  연결어미 외에도 ‘-게’, ‘-듯’과 같은 부사형 어미, ‘-에’, ‘-로’와 같은 격조사, ‘함께’와 같은 부사가 나타났고, 또 구조적으로 대응되지 않는 것과 번역이 빠져 있는 것들도 나왔다. 이들은 모두 154개였다.

  본고에서는 특히 높은 빈도로 나타난 ‘-어(서)’와 ‘-고’에 한해서 대조 분석을 하고자 한다.



  3.1 부대상태

  ‘부대상태’란, 앞절의 내용이 뒷절의 내용을 한정・수식하는 용법이다. 크게 결과의 상태를 나타내는 용법과 동시성을 나타내는 용법으로 나눌 수 있다.

  결과의 상태를 나타내는 용법 중 특별히 착용을 나타내는 동사와 휴대를 나타내는 동사에서는 ‘-고’만 선택되었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ㄱ) 山袴にゴムの長靴、マントにくるまり、ヴェエルをかぶって、お座敷に通わねばならぬ。/ 몸뻬에 고무장화, 망토를 두르고, 베일을 쓰고, 술좌석에 다녀야 한다. <雪国>

(ㄴ) わたし、雫のお弁当を持って走り回ってたのよぉ。/ 나, 시즈쿠 도시락 들고 정신없이 쫓아 다녔지 뭐니? <耳をすませば>


  위 예문에서 (ㄱ)은 착용을 나타내는 동사인데, 이런 동사의 예로는 ‘かぶって/쓰고’ 외에 ‘(襟巻きを)して/(목도리를) 두르고’, ‘着て/입고’ 등이 나왔다. (ㄴ)은 휴대를 나타내는 동사인데, ‘持って/들고’ 외에 ‘連れて/데리고’, ‘(手を)引いて/(손을) 잡고’ 등이 나왔다.

  그런데, 자세 변화를 나타내는 동사에서는 ‘-어(서)’와 ‘-고’가 둘 다 나온다.


(ㄷ) a. 大学のオーケストラに所属する学生が地下へと続く階段に腰掛けてチェロを演奏していた。/ 대학 오케스트라에 소속된 학생들이 지하실로 이어지는 계단에 걸터앉아 첼로 연습을 하고 있다. <冷静と情熱のあいだ Blu/냉정과 열정 사이 Blu>

b. クソガキは生まれ立ての赤ん坊のように体を丸めて、震えていた。/ 조무래기가 갓 태어난 아기처럼 몸을 똘똘 말고 떨고 있었다. <GO/GO>


  위 예문 중 (ㄷa)는 ‘-어(서)’가 대응되는 예인데, ‘腰掛けて/걸터앉아’ 외에도 ‘座って/앉아서’, ‘立って/일어나서’, ‘ごろ寝して/드러누워’, ‘はいつくばって/엎드려’, ‘もたれて/기대어’ 등이 나왔다. (ㄷb)는 ‘-고’가 대응되는 예인데, ‘体を丸めて/몸을 똘똘 말고’ 외에도 ‘うつむいて/고개를 숙이고’, ‘片肘突いて/한쪽 팔을 괴고’, ‘両腕を入れて/양팔을 집어넣고’, ‘乗り出して/몸을 내밀고’, ‘胸を崩して/가슴을 기대고’ 등이 나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어(서)’에서 동작이 완료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나타내고 ‘-고’에서 또한 앞선 행위의 상태나 결과를 유지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뚜렷한 차이를 인정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5)

  그런데 여기에 쓰이는 동사의 아스펙트형을 살펴보면, ‘-어(서)’가 사용된 동사는 결과상태상으로 ‘-어 있다’가 사용되고 ‘-고’가 사용된 동사는 결과상태상으로 ‘-고 있다’가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6) 다시 말해, (ㄷa)에 속하는 동사는 ‘앉아 있다’, ‘일어나 있다’, ‘드러누워 있다’, ‘엎드려 있다’, ‘기대어 있다’가 결과상태상을 나타낸다. 그리고 (ㄷb)에 속하는 동사는 ‘몸을 똘똘 말고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한쪽 팔을 괴고 있다’, ‘양팔을 집어넣고 있다’, ‘몸을 내밀고 있다’, ‘가슴을 기대고 있다’가 결과상태상을 나타낸다.

  다만 ‘기대다’는 ‘기대어’와 ‘기대고’가 둘 다 나타났다. 자동사인 경우 ‘기대어’가 선택되고 타동사인 경우는 ‘기대고’가 선택되는 것 같다. 위의 착용, 휴대, 자세변화의 용례를 보아도 ‘-어 있다’를 취하는 동사들은 자동사이고, ‘-고 있다’를 결과상태상으로 취하는 동사들은 타동사이다. 이와 같이 동일한 동사라도 자동사와 타동사의 차이에 따라 ‘-어(서)’와 ‘-고’가 가려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부속상황’이라고 불리는 것들이다.7)


(ㄹ) a. こいつはむかし、祝福されて生まれてきた誰かの赤ん坊だったのだ。/ 이 녀석도 옛날에는 축복받고 태어난 누군가의 아기였을 텐데. <GO/GO>

b. その度に王虫の群れが怒りに狂い、地を埋め尽くす大波となって押し寄せてきた。/ 그때마다 오무의 무리가 분노에 미쳐, 대지를 뒤덮는 거대한 파도가 되어 밀어닥쳐왔다. <風の谷のナウシカ>

(ㅁ) a. 見張り台だけ雲から出して、追跡する。/ 감시탑만 구름에서 내보내서 추적한다! <天空の城ラピュタ>

b. 海にお船を浮かばせて、行ってみたいな他所の国……。/ 바다에 배를 띄우고, 가고 싶다 다른 나라로……. <GO/GO>

c. ぼくを残して死ななければならなかった彼女の心の破壊について。/ 나를 남겨 두고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무너진 그녀의 마음에 대해. <冷静と情熱のあいだ Blu/냉정과 열정 사이 Blu>


  위의 예에서 (ㄹ)은 앞절이 재귀・수동적 동작의 경우인데, (ㄹa)에서 동사 ‘축복받고’는 결과상태상으로 ‘-고 있다’를 취하고, (ㄹb)에서는 ‘되어’가 결과상태상으로 ‘-어 있다’를 취한다. 이것은 자세 변화의 경우와 같다.

  그런데 타동사를 사용하는 (ㅁ)에서는 (ㅁa)의 ‘내보내서’는 반복상으로 ‘-고 있다’를 취한다. 그리고 (ㅁb)의 ‘띄우고’는 ‘-고 있다’를 취하는데, (ㅁc)의 ‘남겨 두고’는 결과상태상으로 ‘-었다’를 취하며, ‘-고 있다’가 반복상을 나타낸다는 점이 자세 변화와 다르다.

  다음은 ‘방법’을 나타내는 용법이다.


(ㅂ) a. 生き延びて機会を待つのだ。/ 살아서 기회를 노려야 해. <風の谷のナウシカ>

b. オヤジは僕に構わずさっさと歩いて砂浜に入っていき〜。/ 아버지는 나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서 해변으로 내려가더니〜. <GO/GO>


  위 예에서 (ㅂa)는 ‘살아서’가 아스펙트형으로 ‘-어 있다’를 취하는 동사인데, (ㅂb)의 ‘걸어서’는 아스펙트형 ‘-고 있다’가 진행상을 나타내는 동사라는 점이 다른 부대상태 용법과 다르다.

  이와 같이 볼 때 부대상태에서는 ‘-어(서)’를 선택하는 동사는 주로 아스펙트형으로 ‘-어 있다’를 취하는 동사였는데, 타동사를 사용하는 부속상황과 동시진행 용법에서는 그 특징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고’를 선택한 동사에 ‘-어 있다’를 취하는 예는 없었다.



  3.2 시간적 계기

  시간적 계기를 仁田(Nitta, 1995)에서는 앞뒷절의 순서가 임의적인 것과 필연적인 것으로 나누었다. 그런데 임의적인 시간순을 자세히 보면 단순히 순차적인 것과, 앞절의 행위가 뒷절의 행위에 제약을 주는 것의 두 가지 용법이 발견된다.

  먼저, 순차적 계기 용법에서는 ‘-고’가 대응되는 예가 12개 나왔고 ‘-어(서)’의 예는 나오지 않았다. 이 대응 관계는 서정수(1984)에서도 ‘순차적 접속에서 {어서}가 거의 쓰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된 바 있다.


(ㄱ) 葉子は窓をしめて、赤らんだ顔に両手をあてた。/ 요코는 창문을 닫고 빨개진 볼에 양손을 대었다. <雪国>


  이 용법에 사용되는 동사는 모두 ‘-고 있다’와 ‘-었다’를 취하는 동사들이었고, ‘-어 있다’를 취하는 동사는 없었다. 다만 ‘앉고 서기’와 같은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순차적 계기에서는 ‘-어 있다’를 취하는 동사도 쓰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앞절의 행위의 결과가 뒷절의 행위에 제약을 주는 한정적 계기에서는 ‘-어(서)’가 38개 나왔고 ‘-고’는 12개만 나와, 분포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ㄴ) a. 駒子は直ぐに立ち上って、着替といっしょに長唄の本を届けるように家へ電話をかけた。/ 고마코는 곧 일어나서 갈아입을 옷과 악보를 가져오도록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雪国>

b. あなたが誰か呼んで直接話してご覧になるといいわ。/ 당신이 누군가를 불러서 직접 이야기하시면 돼요. <雪国>

(ㄷ) 誘われるまま宿屋に寄ると、芸者を呼んで大騒ぎとなって、飲まされてしまったとのことだった。/ 이끌리는 대로 여관에 들렀더니, 기생을 부르고 야단법석을 떨어 술을 마시게 됐다는 것이었다. <雪国>


  위의 예에서 (ㄴ)은 ‘-어(서)’를 사용한 예이고 (ㄷ)은 ‘-고’를 사용한 예이다. (ㄴa)에서 ‘일어나서’는 결과상태상으로 ‘-어 있다’를 취하는 동사이고, (ㄴb)에서 ‘불러서’는 진행상으로 ‘-고 있다’를 취하는 동사이다. 그런데 (ㄷ)에서 ‘부르고’가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때, 한정적 계기 용법에서는 ‘-고 있다’를 취하는 동사가 연결어미 ‘-어(서)’와 ‘-고’ 둘 다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仁田(Nitta, 1995)에서는 필연적 시간순을 나타내는 용법을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앞절의 사건이 뒷절의 사건이 일어나기 위해 필연적으로 먼저 일어나야 하는 관계를 나타낸다.


(ㄹ) a. こうして僕は《在日朝鮮人》をやめ、ついでに民族学校という小さな円から抜け出て、『広い世界』へと飛び込む選択をした。/ 이렇게 하여 나는 재일 조선인이기를 포기하고, 이어 민족학교라는 조그만 원에서 벗어나 넓은 세계로 뛰어든다는 선택을 했다. <GO/GO>

b. 私が胞子を集めて育てたんです。/ 제가 포자를 수집해 기른 거예요. <風の谷のナウシカ>

(ㅁ) 牛乳パックにストローを差し込んで、牛乳を飲んだ。/ 우유 팩에 빨대를 꽂고 우유를 마셨다. <GO/GO>


  (ㄹa)는 ‘벗어나’가 결과상태상으로 ‘-어 있다’를 취하고 (ㄹb)에서 ‘수집해’는 진행상으로 ‘-고 있다’를 취한다. (ㅁ)에서는 ‘꽂고’가 진행상과 결과상태상으로 ‘-고 있다’를 취한다. 이 용법은 한정적 계기에서와 같은 용법의 분포를 볼 수 있다. 순차적 계기와 한정적 계기는 仁田(Nitta, 1995)에 따르면 둘 다 임의적 시간순이며, 필연적 시간순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취급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어와의 대응관계를 볼 때 오히려 필연적 시간순은 한정적 계기의 한 가지로 볼 수 있다.



  3.3 기인적 계기

  기인적 계기의 대표적인 용법은 ‘원인・이유’를 나타내는 것인데, 仁田(Nitta, 1995)에 따르면 뒷절에 무의지동사가 오는 것을 ‘원인’, 의지동사가 오는 것을 ‘이유’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유의 한 가지로 앞절이 ‘판단의 근거’가 되는 용법도 있다.

  원인의 용법은 다음과 같다.


(ㄱ) a. 登校途中、ハトのふんが肩にぽたりと落ちてきて、泣きながら学校に来た弥生。/ 등교하다가 비둘기 똥이 어깨에 똑 떨어져서 울면서 학교에 왔던 야요이. <일본어저널>

b. すごい瘴気を出して谷中大騒ぎになってる!/ 지독한 장기를 내뿜어서 계곡에 대소동이 났어요! <風の谷のナウシカ>

c. 教わったとき、恐くて眠れなかった。/ 배웠을 땐 무서워서 잠도 못 잤어. <天空の城ラピュタ>

(ㄴ) a. オヤジがいきなりのカウンターパンチを食らって度肝を抜かれているところへ、〜。/ 아버지가 갑작스런 카운트 펀치를 얻어맞고 얼떨떨해 있는데 〜. <GO/GO>

b. それからすぐ戦争が始まってね、ぼくは約束を果たせなかった。/ 그리고 나서 곧 전쟁이 발발하고 나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 <耳をすませば>


  위의 예에서 (ㄱ)은 ‘-어(서)’를 선택한 예인데, (ㄱa)에서 ‘떨어져서’의 아스펙트형은 ‘-어 있다’를 취하고, (ㄱb)에서 ‘내뿜어서’는 진행상으로 ‘-고 있다’를 취하며, (ㄱc)는 상태성 서술어를 취하고 있다. 상태성 서술어를 취하는 것은 ‘부대상태’와 ‘기인적 계기’에서는 볼 수 없는 용법이다. 한편, (ㄴa)에서는 ‘얻어맞고’가 진행상으로 ‘-고 있다’를 취하고, (ㄴb)에서는 ‘발발하고’가 결과상태상으로 ‘-었다’를 취한다. 그러나 상태성 서술어를 취하는 예는 없었다.

  다음은 이유를 나타내는 용법이다.


(ㄷ) a. そこらへんに落ち着けば、夏休みにはいるぐらいまではビビって誰も「挑戦」してこなくなる。/ 그 정도 선이면 다들 겁에 질려 여름방학이 될 때까지 아무도 감히 도전하지 못할 것이다. <GO/GO>

b. 作業が終わると、ぼくは先生に呼ばれて屋根裏にあるアトリエに行った。/ 작업이 끝난 후 선생의 부름을 받아 지붕 아래 다락방 아뜰리에로 갔다. <冷静と情熱のあいだ Blu/냉정과 열정 사이 Blu>

c. この十九が二十一二に見えることに島村ははじめてくつろぎを見つけ出して、歌舞伎の話などをしかけると、〜。/ 이 열 아홉이 스물 하나 둘로 보이는 것에 시마무라는 비로소 마음의 여유를 찾아 가부키 얘기 따위를 꺼내자 〜. <雪国>

d. 父や皆の病気を治したくて……。/ 아버지와 모두의 병을 낫게 하고 싶어서 (혼자서 부해(腐)의 식물을 길렀어요). <風の谷のナウシカ>


  이유 용법에서 ‘-고’가 대응되는 예는 없었다. (ㄷa)에서는 ‘겁에 질려’가 아스펙트형 ‘-어 있다’를 취하고, (ㄷb)에서는 ‘부름을 받아’가 결과상태상으로 ‘-고 있다’를 취하며, (ㄷc)에서는 ‘찾아’가 결과상태상으로 ‘-었다’를 취하고, (ㄷd)에서는 ‘낫게 하고 싶어서’와 같은 상태성 서술어를 취한다. 이유 용법에서 ‘-어(서)’는 이와 같이 모든 종류의 서술어를 취한다는 점에서 원인 용법과 비슷하다. 다만 ‘-고’를 선택한 동사는 이유 용법에서는 나오지 않았고, 판단의 이유・근거 용법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이것은 의지에 의한 동작이나 생각 등의 이유가 되는 용법에서는 ‘-고’가 잘 쓰이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3.4 병렬

  병렬의 용법을 仁田(Nitta, 1995)에서는 하위분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나열하는 용법과 대비하는 용법을 구분하고 있으며, 또 앞절이 뒷절의 상황적 전제가 되는 용법도 병렬 용법에 들어간다.

  다음은 나열 용법과 대비 용법이다.


(ㄱ) a. 海は広くて大きいのだった。/ 바다는 드넓고 거대한 곳이었다. <GO/GO>

b. 肉の盛り上がった肩に黒い襟巻を巻いて、娘は全く燃えるようにみごとな血色だった。/ 살이 통통히 오른 어깨에 검은 목도리를 두르고, 처녀는 정말이지 타오를 듯 근사한 혈색이었다. <雪国>

(ㄴ) a. 頬はこけて、目鼻立ちも凛々しく、〜。/ 볼은 쏙 들어가 있고, 콧날은 오뚝 솟았고, 〜. <冷静と情熱のあいだ Blu/냉정과 열정 사이 Blu>

b. そのほのかな黴の匂いは、湯気で甘くなって、杉の枝から共同湯の屋根に落ちる雪の塊も、温かいもののように形が崩れた。/ 그 아련한 곰팡내는 수증기로 달콤해지고, 삼나무 가지에서 공동탕 지붕으로 떨어지는 눈뭉치도 따뜻한 물체인 양 형체가 부서졌다. <雪国>


  위의 예에서 (ㄱ)은 나열이고 (ㄴ)은 대비 용법이다. (ㄱa)와 (ㄴa)는 상태성 서술어가 사용된 예인데, 특히 나열 용법에서는 상태성 서술어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ㄱb)에서 ‘巻いて/두르고’는 ‘巻いていて/두르고 있었고’에서 보조동사 ‘ている’가 생략된 것으로 볼 수 있다. (ㄴb)에서 ‘달콤해지고’는 진행상으로 ‘-고 있다’도 취하지만 결과상태상으로는 ‘-어 있다’를 취한다. 이와 같이 대비 용법에서는 ‘-고’가 ‘-어 있다’를 취하는 동사에서도 사용된다.

  다음은 전제를 나타내는 용법이다.


(ㄷ) a. 私の家に、古い秘密の名前があって、この石を受け継ぐとき、その名前も私、継いだの。/ 우리 집엔 오래된 비밀의 이름이 있어서, 이 돌을 물려받을 때 그 이름도 함께 물려받았어. <天空の城ラピュタ>

b. その町には、まだ魔法が生きていて、魔法使いの血をひく職人たちが、工房をつらねていたものだった。/ 그 마을에는 아직도 마법이 살아 있어서……마법사의 피를 이어받은 장인들이……공방이 줄지어 있었던 거야. <耳をすませば>

c. 床下から竹がにょきにょき出てくるし、庭は雑草がぼうぼうと茂って、ひょろひょろと伸びて風に揺れている草もある。/ 마루 밑에서 대나무가 비죽비죽 올라오고 뜰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우거져, 길쭉길쭉 자라서 바람에 흔들리는 풀도 있다. <일본어저널>

(ㄹ) a. 雨音とチェロの響き、隣にあおいがいて、ぼくは彼女の手を握りしめていた。/ 빗소리와 첼로 소리, 곁에는 아오이가 있고, 난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冷静と情熱のあいだ Blu/냉정과 열정 사이 Blu>

b. ぼくのアパートはフィレンツェの街が一望できるほどの高台に建っていて、眼下にアルノ川が流れている。/ 내가 사는 아파트는 피렌체 거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일 정도로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눈 아래로는 아르노 강이 흐른다. <冷静と情熱のあいだ Blu/냉정과 열정 사이 Blu>

c. 家の前は花畑らしく、その真ん中の小さい蓮池の氷は縁に持ち上げてあって、緋鯉が泳いでいた。/ 집 앞은 꽃밭인 듯, 그 한가운데 조그만 연못의 얼음은 가장자리로 들어 내져 있고 비단 잉어가 헤엄을 치고 있었다. <雪国>


  위 예에서 (ㄷ)은 ‘-어(서)’가 선택된 예이고 (ㄹ)은 ‘-고’가 선택된 예이다. 쓰임의 차이를 살펴보면 (ㄷa)에서는 존재 동사 ‘ある’가 쓰이고 (ㄹa)에서는 존재 동사 ‘いる’가 쓰인다는 점과, (ㄷc)에서는 상태성 서술어가 아닌 동사가 쓰였고 (ㄹc)에서는 보조동사 ‘てある’가 쓰였다는 점이 서로 다른 점들이다. 전제 용법에서는 상태성 서술어가 사용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ㄷc)에서는 보조동사 ‘ている’가 생략된 것으로 보인다. (ㄷc)의 ‘茂って’를 ‘茂っていて(우거져 있어)’로 고쳐도 뜻에 변화는 없다. 다만 (ㄷa)와 (ㄹa), (ㄷc)와 (ㄹc)에서 볼 수 있는 차이가 필연적인 것인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전제 용법은 대비 용법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면서 앞절이 뒷절의 상황적 전제가 된다는 의미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한국어에서 보면 대등접속과 기인성을 나타내는 용법의 중의적인 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대체로 (ㄷ)의 ‘-어(서)’를 ‘-고’로 바꾸기는 쉬우나, 반대로 (ㄹ)의 ‘-고’를 ‘-어(서)’로 바꾸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아, 앞절에 기인성이 인정될 때만 ‘-어(서)’의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4. 맺음


  이상과 같이 접속조사 て의 대표적인 쓰임과, 이에 대응되는 한국어 연결어미 ‘-어(서)’와 ‘-고’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것을 각 용법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대상태에서는 주로 동사의 아스펙트형에 따라 ‘-어(서)’와 ‘-고’가 가려 쓰인다. 다만 타동사를 사용하는 ‘부속상황’과, 방법을 나타내는 용법에서는 어미의 뜻이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 시간적 계기에서는, 순차적 계기 용법에서 ‘-고’만 쓰이고, 한정적 계기 용법에서는 ‘-어(서)’가 주로 사용된다. 仁田(Nitta, 1995)에서는 임의적 시간순과 필연적 시간순을 나누었는데 한국어와 대조할 때는 이러한 구별은 필요 없고 필연적 시간순은 한정적 계기 용법의 하위 구분이 된다.

  셋째, 기인적 계기에서는 ‘-어(서)’가 주로 사용된다. 상태성 서술어를 사용할 수 있다.

  넷째, 병렬에서는 주로 ‘-고’가 사용되며, 상태성 서술어의 빈도가 높다. 특히 나열 용법과 전제 용법에서는 상태성 서술어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연결어미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첫째, ‘-어(서)’와 ‘-고’의 뜻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는 용법에서는 동사의 종류에 따라 연결어미가 가려 쓰이는데, ‘-어(서)’와 ‘-고’의 뜻이 잘 드러나는 용법에서는 연결어미가 서술어를 가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

  둘째, ‘-어(서)’는 부대상태 중 결과를 나타내는 용법에서 아스펙트형을 가리지만, 동시성을 나타내는 부대상태 및 시간적 계기, 기인적 계기에서는 아스펙트형을 가리지 않는다. ‘-어(서)’는 순차적 계기와 나열, 대비 용법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셋째, ‘-고’는 기본적으로 ‘-어 있다’를 취하는 동사에 붙지 않으나 순차적 계기와 병렬 중 대비 용법에서는 ‘-어 있다’를 취하는 동사도 쓰인다. 그리고, 병렬 전체에 걸쳐 상태성 서술어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 참고 문헌 □


국립국어원(2005),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문법2: 용법편> 커뮤니케이션북스.

남기심(1994), <국어 연결어미의 쓰임: ‘-고, -어서, -니까, -다가’의 의미・통사적 특징> 서광학술자료사.

서정수(1984), ‘한국어와 일본어의 접속어미 비교 연구’ 문법연구회, <문법연구> 제5집, 탑출판사.

오자키다쓰지(2006), <접속조사 て와 한국어 연결어미 대조 연구>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학위논문.

이희자・이종희(1999), <말뭉치 기반 국어 연구 총서5, 사전식 텍스트 분석적 어미의 연구> 한국문화사.

鄭炳南(2004), <韓・日語 接續表現 對照研究>, 語文學社.

言語学研究会(Gengogaku-Kenkyuukai, 1989)「なかどめ―動詞の第二なかどめのばあい」『ことばの科学』2号、むぎ書房

岩淵悦太郎・関根俊雄・山崎久之(Iwabuchi, Etsutaroo / Sekine, Toshio, / Yamazaki, Hisashi, 1970)『新版 口語の文法』秀英出版

益岡隆志(Masuoka, Takashi, 1997)『新日本語文法選書2 複文』くろしお出版

南不二男(Minami, Fujio, 1974)『現代日本語の構造』大修館書店

仁田義雄(Nitta, Yoshio, 1995)「シテ形接続をめぐって」仁田義雄編『複文の研究(上)』くろしお出版

鈴木重幸(Suzuki, Shigeyuki, 1972)『日本文法形態論』むぎ書房

山田孝雄(Yamada, Yoshio, 1908)『日本文法論』宝文館

油谷幸(Yutani, Yukitoshi, 1978)「現代韓國語의 動詞分類―aspect를 中心으로―」『朝鮮学報』第87輯


1) 일본어 문법에서 ‘접속조사(接續助詞)’란 한국어의 연결어미와 같은 문법 범주에 속하는 의존형태들을 말하며, 그 통사적 특징도 한국어의 연결어미와 같다. 일본 국내에서도 의존형태를 단어로 인정하지 않는 鈴木(Suzuki, 1972)와 言語学研究会(Gengogaku-Kenkyuukai, 1989) 등에서는 서술어에 접속조사 て가 붙은 형태를 ‘제2중지형(第二なかどめ)’이라고 부르고 있고, 일본어교육에 있어서도 일반적으로 ‘て형(て形)’이나 ‘て-form(てフォーム)’ 등으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본고에서는 일본에서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 학교문법의 용어를 따르고자 한다. 학교문법 용어는 岩淵(Iwabuchi) 외(1970)를 따랐다.


2) 岩淵(Iwabuchi) 외(1970:79-83)에 따르면 접속조사 て로 이어지는 관계는 ‘수식관계(修飾の関係)’, ‘대등관계(対等の関係)’, ‘보조관계(補助の関係)’의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그중 ‘보조관계’는 절을 이루지 않고 앞 문장의 서술어에 문법적 기능을 더하는 용법인데, 이것은 본고의 목적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제외하기로 한다.


3) ‘연용형’이란 ‘-어’, ‘-고’와 대응되는 연결형식이다. 서정수(1984)에서는 ‘중지법(中止法)’이라고 부르고 있다. 복문 연구에서는 접속조사 て와 연용형을 함께 살펴보아야 좀 더 포괄적으로 다를 수 있다. 왜냐 하면 동사와 형용사의 연용형과 그것에 접속조사 て가 붙은 형태는 서로 뜻과 쓰임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て에 관해서만 검토를 하고, 연용형과의 대조관계는 앞으로의 과제로 넘기기로 한다.


4) 鄭炳南(2004:169-179)에서는 이 용법을 ‘同時進行’이라고 부르며, ‘對等關係’의 한 용법으로 보고 있다.


5) 이희자・이종희(1999:336, 344, 17).


6) 아스펙트형에 대해서는 油谷(Yutani, 1978)를 참조하였다.


7) 仁田(Nitta, 1995:100-102).